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의 심장을 울린 대작, 진격의 거인이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단순한 결말을 넘어, 수많은 떡밥과 감정선을 회수하며 애니 덕후들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죠. 본 리뷰에서는 완결에 대한 진솔한 후기와 작품성 분석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감상 포인트들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후기: 진격의 거인 완결편 – 마음을 쥐어짜는 마지막 한 방
극장판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을 본 뒤, 나는 극장을 나오면서도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단순히 대작 애니메이션을 봤다는 감흥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서사와 인물의 감정이 너무 진하게 남아서였다. 오랜 시간 따라온 이야기의 마지막을 보는 감정은 늘 복잡하지만, 이번 작품은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이 유독 강렬하고도 섬세했다. 영화의 핵심은 거대한 전투가 아니다. 물론 에렌이 변한 모습으로 세상을 휩쓸고, 이를 막기 위해 뭉친 동료들의 대결 구도는 시각적으로도 압도적이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다가온 건 캐릭터들의 갈등과 고뇌였다. 에렌은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으며 걷지만, 그 끝에 마주한 자신의 그림자에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자유’를 향한 그의 집착은 점차 무너지는 자아와 충돌하고, 그 모습은 단순한 빌런으로 규정하기엔 너무 인간적이다.
미카사는 더 복잡하다. 오랫동안 에렌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움직였던 그녀가 결국 그를 멈춰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은 말 그대로 감정의 블랙홀이다. 사랑, 분노, 절망이 뒤엉킨 채 마지막 결단을 내리는 장면에서,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아르민 역시 이 둘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흔들린다. 그는 ‘정답’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이 세계엔 도무지 명확한 답이 없다. 그 불완전한 진실 속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깊은 울림을 준다. 그들의 선택은 결국 서로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는 물러설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전투 장면은 시청각적으로도 훌륭했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과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자유’라는 단어 하나를 향한 각자의 정의가 정면 충돌하는 장면에서, 나는 단순한 ‘선과 악’의 프레임으로는 절대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없음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라고만 묶는 건 너무 좁다. 진격의 거인은 명백히 ‘현대 철학 드라마’라고 부를 수 있는 무게를 지닌다.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 – 진격의 거인이 던진 질문들
〈더 라스트 어택〉은 끝맺음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진짜 놀라운 건 그 안의 감정과 질문들이 너무나 치밀하게 짜여 있다는 점이다. 에렌이 택한 길, 미카사가 내린 결단, 아르민이 이해한 세계…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선택지로 귀결되지만, 그 선택이 도달한 종착지는 아주 복합적이다. 에렌은 자유를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는 결국 전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고, 많은 사람을 죽였으며, 동료마저 자신과 맞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자유’는 단순한 파괴나 탈출이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누구보다 이 세계에 갇혀 있었고, 결국엔 자신의 선택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진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실은 가장 깊이 얽매인 순간일 수도 있겠구나.’ 미카사의 선택은 관객의 감정을 쥐어짜는 결정적 포인트다. 평생을 에렌의 곁에서, 그의 그림자 안에서 살아온 그녀가 마침내 한 인간으로서 선택을 내리는 그 순간, 나는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미카사의 눈빛, 숨소리, 입술의 떨림까지, 모든 디테일이 그녀의 내면을 완벽히 그려냈다. 그 장면 이후, 진격의 거인은 더 이상 ‘누가 옳았는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견뎠는가’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아르민은 그런 둘을 지켜보며 또 다른 길을 찾는다. 그는 끝까지 타협과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조차도 한계에 부딪힌다. 그의 성장 곡선은 에렌이나 미카사와는 또 다르다. 그는 ‘영웅’이 아니라 ‘기록자’처럼 느껴진다. 전쟁과 비극을 모두 지나온 자가 남기는 기록, 그것이 아르민의 존재 의의라고 느껴졌다. 결국 〈진격의 거인〉은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질문만 남긴다. 진짜 자유란 무엇인가? 누구의 고통이 더 정당한가? 인류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은 끝났지만, 관객의 마음속에서는 이제 시작이다.
작품성과 예술성 – 삼박자가 어우러진 명작의 조건
〈더 라스트 어택〉은 작품의 완성도를 구성하는 ‘삼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보기 드문 사례다. 작화, 음악, 그리고 스토리. 어느 하나 흠잡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다듬어졌고, 각 요소가 서로를 살리는 구조로 짜여 있다. 이건 단순히 애니메이션의 범주를 넘어서는 예술이다. MAPPA의 작화는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에렌이 초거대화된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드러나는 디테일은 경이롭다. 수천 개의 뼈가 얽히고 설킨 몸체, 먼지 한 톨까지 표현된 배경, 전투 중 날리는 피와 파편… 이 모든 것들이 정밀한 작화로 구현되며, 시청자는 현실과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잊게 된다. 미카사의 눈동자 하나, 아르민의 눈물 한 방울에도 섬세한 감정이 담겨 있다. 음악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Call Your Name’, ‘Barricades’, ‘YouSeeBIGGIRL!’과 같은 익숙한 OST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며 감정을 극대화한다. 특히 미카사가 결단을 내리는 순간, 배경에 흐르는 멜로디는 감정선을 전율처럼 끌어올린다. 그 장면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스토리와 음악이 이렇게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이 또 있을까?
스토리의 구성력도 매우 뛰어나다. 수년간의 복잡했던 복선과 떡밥들을 마지막 영화 한 편에 깔끔하게 정리하며 설득력 있는 결말로 이끈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특히 종반부에 몰아치는 회상 장면과 내면 독백들은 단순한 전개가 아닌, 캐릭터들이 삶을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진심 어린 고백처럼 느껴진다. ‘이건 대사로 감동을 끌어낸 게 아니라, 이야기가 스스로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이 들었다.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작품이다. 형식은 애니지만, 본질은 삶과 죽음, 사랑과 자유, 인간과 시스템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전하려는 진심은 분명 스크린을 넘어 관객의 마음 깊숙이 도달할 것이다.
결론 – 진격의 끝에서 마주한 나 자신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은 단순한 시리즈의 마침표가 아니라, 수많은 감정과 생각을 안겨주는 ‘거인의 질문’이다. 이 작품은 나에게,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는 어떤 자유를 꿈꾸는가?” 단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선택,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 진짜 이야기. 시간이 지나도, 이 마지막 장면과 그들이 남긴 말들은 오래도록 가슴 속에서 되새겨질 것이다. 진격은 끝났지만, 우리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